* 혼자 떠난 생일 산행 @20240329
29일 밤11:40 양재역에서 산악회 버스를 탔다.
생전 처음 가본 땅, 해남까지 왔다.
덕룡산-주작산-대륜산 21km 트레킹
처음부터 내 생각과 어긋났다.
새벽 4시10분 산행을 시작했는데,
개울을 건너가는 징검다리부터 막혔다.
어제 내린 비로 개울물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2~300명이 한꺼번에 몰려 한 명씩 징검다리를
건너가니 줄이 너무 길었다.
내가 속한 산악회에서만 리무진 버스 6대가
동시에 도착했으니, 28명 x 6 = 168명이었다!
이러한 줄서기는 덕룡산을 내려온 9시까지 계속 되었고,
이것 때문에 나의 리듬이 끊어졌다. 평균속도를 확인하니
첫 4시간이 1.3km/h였다. 평상시 나의 속도 반도 안되었다.
산행 전 나는 9시간에 종주할 계획이었다.
평소 산행 속도는 3km/h 이지만, 보수적으로 2.5로 잡았다.
산악회에서 정한 12시간(평속 2km/h)과 비교해도 이 속도로
완주하기는 혼자, 초행이라 무리라고 판단했다.
덕룡산은 진달래가 유명하다고 한다.
초반은 야간산행으로 꽃을 보기 어려웠고,
날이 밝은 후에는 날씨 탓에 진달래가 아직 덜 피었더라.
두번째 산인 주작산을 오르기 전 아침을 먹었다.
여기서 택시를 불러 날머리까지 1만원이면 간다고
했던 등반대장 말이 떠올라서 잠시 고민했었다.
주작산 정말 멋진 산이었다.
설악의 공룡능선을 타는 기분도 살짝 들었다.
아쉽게 여기서도 다른 방향 산객들과 외줄 길을
교행했지만 감내할 만 했다.
쉬지않고 계속 빠르게 이동했지만, 3산 완주는
어려워 보였다. 마지막 2시간을 속도가 비슷한
한 분과 함께 오소재까지 왔다. 12시였다.
다음 목적지인 두륜산은 오소재주차장에서 보니
너무 멋져 보였다. 우째 3산이 갈수록 더 멋지냐?
길동무였던 산객은 주차장에서 자기 산악회 일행을
만나서 헤어졌다.
다시 혼자가 된 나는 마음을 접었다.
시간이 애매하고, 몸과 마음이 지쳐서 오늘은 여기까지.
등로가 한가로울 때 다시 와서
주작산과 두륜산을 만나고 싶다.
* 덧: 덕룡산 정상에서는 아이젠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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